3월 중순쯤에 친구와 함께 <아이러브유>라는 연극을 봤기 때문에,
딱히 연극을 오랜만에 보는 건 아니지만, 넌버벌 연극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이끌려
넌버벌 마스크 연극 <반호프 Bahnhof> 를 보고 왔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연극이라면 분명 대사가 주를 이루는 장르인데,
대사없이 넌버벌로 이루어지는 연극이라- 새롭기도 하고
어떨지 정말 궁금하더라구요.

소극장들이 많이 위치해있는 대학로 -
넌버벌 마스크 연극 <반호프>는 대학로에 있는 씨어터 디아더에서 공연중이었는데요 -
혜화역 2번출구로 나와서 마로니에 공원 뒤쪽 위치해 있는데,
들어가는 골목에 '중앙대학교 공연예술원'이라는 안내푯말이 있기 때문에 찾아가시기 쉬워요.

창작집단 '거기가면'의 넌버벌 마스크 연극 <반호프> -
저는 이번이 처음 보는 것이지만, 두번째 이야기라고 하더라구요.

연극의 제목인 '반호프'는 독일어로 '중앙역'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해요.
제목에서부터 '기차역'을 배경으로 스토리가 전개될 것임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겠죠?

기차 소리가 덜커덩 덜커덩 들리는 기차역을 무대로, 어렸을 적 떠난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기차역의 매점 청년, 매표소 언니, 깡패 등의 군상이 차례 차례 등장합니다.
물론 그냥이 아니라 모두가 가면을 쓰고 말이죠. 각각이 쓰고 있는 가면의 형태가 모두 다른데,
웃는 얼굴의 가면이 있는가 하면, 우는 얼굴의 가면이 있고, 화난 얼굴의 가면이 있습니다.
얼굴 전부를 뒤덮고 있는 가면은 배역의 성격과 특징을 드러내 줍니다.
기차역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소녀는 가방을 도둑맞게 되고, 그런 그녀를 가엾게 여긴 날치기 소년은 가방을 돌려 주게 됩니다.
소년에게 앵벌이를 시키던 깡패는 그런 소년과 소녀를 벌주기 위해 쫓아 다니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기차역의 사람들이 도움을 주게 됩니다.
'연극'이라는 것 자체가 원래 대사와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장르인데,
넌버벌이라는 독특한 형식 때문인지 반호프의 처음 도입 부분은 조금은 난해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연극이 진행되면서 생동감 있는 표정의 가면들과 배우들의 연기덕분에
극이 진행되면 될 수록 난해한 느낌은 사라지고, 어느새 연극에 몰입하게 되었답니다.
단 5명의 배우가 대사없이 단지 분장과 가면을 바꿔쓰는 것만으로 내용을 전달하는데,
배우가 5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여러명의 배우가 등장한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배우들의 행동이 민첩하고 능숙해서 감탄할 정도였어요.
대사가 없어도 연극에 몰입할 수 있을만큼 탄탄한 스토리와 프로페셔널한 배우들 -
요즘 미스사이공 등 스케일이 큰 다른 연극들도 많지만, 넌버벌이라는 독특한 장르에
내용도 재미있고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은 연극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보세요!!

넌버벌 마스크 연극 <반호프>의 씨어터 디아더 약도도 같이 올립니다.
대학로에 갈 일이 있으시다면, 독특한 연극을 보고 싶으시다면
넌버벌 마스크 연극 <반호프>정말 강추에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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