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저장해 놓았던 후기입니다. 맞지 않는 시간차는 말끔히 무시해 주시고 편하게 읽어주세요.
평소에 뮤지컬을 즐겨보다가 결심한 연극 관람이다. 몇 달 전부터 너무 보고싶어서 몸이 베베꼬이고 안달이 났었는데 다행히 스케쥴이 비워져서
근로자의 날인 1일 날 보미, 채윤과 함께 대학로로 향했다. 세번째로 가는 대학로는 여전히 사람들로 활발했고, 나는 그런 분위기를 너무나도
사랑했다. 지금도 노트북 앞에 앉아있지만 그곳에 있었던 생생함을 잊을 수 없어서 마치 공연장으로 돌아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중독이라는게 딱 이런 걸 비유한게 아닐까? 생생해서 다시 그것을 해야할 것 같은 기분.
나는 오늘 그 중독을 경험했다. 처음에 추리 연극이라길래 그냥 구미가 당기고 흥미가 생겼을 뿐이었는데, 막상 관람하고 나오니 다음에 또
보고 싶어졌다. 이거이거... 뮤지컬 뿐만이 아니라 연극에도 손을 대고 말았네. 통장 잔고는 땅을 치는데 봐야할 공연은 하늘을 치고 오른다.
대학로는 봐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곳이다. 진짜 오밀 조밀 그 조그마한 땅덩어리에 여러개의 공연과 공연장, 배우들이 게딱지 처럼 붙어서 삶을
말한다. 이 곳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인연의 장소이자 또 다른 신세계다.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다 보면 초등학교가 나온다.(아마도) 그 초등학교 옆으로 골목길이 있는데 그 길을 쭈욱 따라 걸어올라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2층짜리 통유리가 있는 카페가 보인다. 그 카페를 지나쳐서 더 가다 보면 멀리서도 보이는 핑크색의 쉬어 매드니스 현수막이
눈에 띈다. 그럼 맞게 찾아 온거다. 나는 오늘 지도를 잘못 보구 친구들을 인도하는 바람에 길을 헤매다가 친절한 카센터 오빠의 도움으로
공연장을 찾아 갈 수가 있었다.
혜화역은 수리공 조차도 공연장을 박식하게 알정도다. 역시, 연극의 거리답다.
나와 내 친구들이 앉은 자리는 B열 81, 82, 83... 나쁘지 않았지만 확실히 세번째 줄에 앉았더라면 극의 몰입도가 더욱더 굉장했을 거라고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너무나도 급하게 표를 예매하는 바람에 자리에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일단은 관람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어느자리엿든
즐거움은 똑같았을 거다. (세번째 줄 자리는 눈 높이가 매우 적당한 자리입니다. 참고해 주셔요.)
이 공연은 공연 시작 전 15분의 워밍업 공연이 있는데, 어찌나 웃기던지ㅠㅠ 이런 건 또 처음이라 친구랑 굉장히 좋아했다. 재밌고 황당하고..
특히 '이 상돈' 씨 역을 맡으신 남자분이 너무 리얼한 게이 연기를 해주셔서 진짜 박장대소를 했다. 막내 형사가 잠복한채로 미용실에 들어와서
머리를 감고 손질을 하는데 감겨주는 그 장면에서 토니가 형사위에 올라타더라. 사람들이 다들 '어우~~' 이러는데 나는 그게 너무나도 웃겨서
그냥 몸을 흔들며 웃었다.
쉬어 매드니스는 심각하지만 심각함 속에서 유머를 잃지 않는다. 살인사건이 다뤄지는 연극이라 해서 무조건 심각하고 어둡고 무거울 필요가
있는 건 아니다. 늘 공식 처럼 따라붙던 '살인 사건 공연=매우 진지한 공연' 의 공식이 쉬어 매드니스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고 철저하게
재조명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 공연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
다들 이 공연을 보셨거나 간단한 리뷰를 보신 분들은 아실거다. 이건 관객참여 연극이다. 관객들이 질문을 하고 추리해나가며 실제 범인을
찾아내는 관객 탐정 연극이다. 행간에는 범인을 찾은 관객은 선물을 받는다는데, 내가 본 오늘 공연엔 선물 같은 건 없고 인터미션에 배우들이
던져주는 사탕 한알이 관객들 손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끝냈다. 결국 물질적인 것 보다는 내가 여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간다는 그런 무형의
쾌감. 아, 유식한말 쓸필요도 없다. 그냥 즐기면 된다. 아무 생각없이 내가 극과 하나가 되어서 쑈를 하면 되는 거다.
쉬어 매드니스는 관객이 있어야지만 완성되는 하나의 거대한 작품이나 마찬가지다. 관객들이 없다면 쉬어 매드니스라는 공연도 없다.
참으로 무섭고 치명적인 공연이다. 배우들 역시 리얼리티의 추구를 위해 인터미션 시간에도 자신의 인물에 철저하게 몰입을 한다.
내가 슬쩍 본건데, 인터미션 시간에 관객 한분이 사모님 역을 맡으신 배우님께 캔음료를 드리니 굉장히 틱틱 대시면서 음료수를 마다 하시는
거다. 처음에 봤을 땐 뭐 저리 건방져... 하다가 다른 배우들 역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아, 이것도 연기구나. 무섭네. 이러니까 연극인을
하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2막이 시작되었을 때는 극의 흐름이 절정에 달하기 시작한다. 하나 둘씩 베일이 벗겨지고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면서 그 범인이 소름끼칠
정도로 광기를 부리면 너도나도 침을 삼키다가 멈추게 된다. 너무나도 리얼해서 '저거 연기 맞아?' 할 정도로....
쉬어 매드니스에 한가지 부탁을 드리자면.
인터 미션 시간에 박형사님께 범인이 누군지 말해주면 마치 선물을 줄 것 처럼 굴지 마세요. ㅠㅠ 나 열심히 오 준수 씨가 범인 인줄 알고
아주 박형사님 한테 떨면서 오준수가 범인이라고 했잖아요. 결국은 써니로 밝혀졌지만... 이게 뭡니까ㅠㅠ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그 시간에
화장실에서 손 닦고 핸드 크림을 발랐을 거에요... 엉엉...
아무튼, 6월 중은 무리고 7월 즈음에 쉬어 매드니스를 한번 더 보러 갈 생각이다. 물론!! 3번째줄 계단쪽 자리로!!!!!
산삼 장터 세영이의 나홀로 놀기 노을 기다림 나무웹 언니만따라해 기숙학원 소녀의 놀이터 맘마프린트 웰펫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