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일어나보니
('아침'이라고 차마 쓰지 못하는 이 마음.-.-)
창 밖에 햇볕이 굉장하더군요.
조금 늦게 일어난 터라
서둘러서 출근 준비를 하는데
긴 바지를 꿰입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반바지를 입으면 안 되지?'
입으려던 바지를 팽개치고
서랍장에서 반바지를 꺼냈습니다.
그리고나서,
가벼운 티셔츠도 꺼냈지요.
반바지를 입고서
위에 정색한 셔츠를 입을 순 없는 거니까요.
티셔츠는 예전 미국에서 샀던
제가 무척 좋아하는 미국 밴드 '로우'가
새겨진 것이었습니다.
운동화나 샌들을 신으려다가
0.5초 망설인 끝에
양말을 벗고
'쓰레빠'를 신었습니다.
그러고서 출근을 하니,
세상에,
이렇게 좋군요.
발가락 사이로
통바람이 부는 것 같은 게.^^
시사회가 없는 날이 없는데,
오늘은 마침 '므이' 시사회가 있는 시간에
사무실에서 일이 있어서
시사회에 갈 수 없었기에
가능한 차림이었지요.
아는 얼굴도 많은데,
그리고 저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는데,^^
이 꼴로 시사회를 갈 순 없으니까요.
'오늘이 아니면 또 언제'라는 생각으로 저질렀는데,
생각해 보니 오늘 아니라도 또 이럴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올 여름에 몇 번이나 이 차림으로 출근할지 모르겠지만요.
정말 옷을 어떻게 입었느냐에 따라서
기분이 달라지긴 하는 거 같아요.
이 차림으로 혼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자니
일이 아니라 노는 것처럼 몸이 가볍네요.
혼자 지낸다는 것은 이럴 때 참 괜찮은 듯.
왜 진작 반바지 쓰레빠 출근을
생각 못했나 몰라요.
출근 개념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자,
콜럼부스의 달걀에 비견할 만한
획기적인 생각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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