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과 으싸 으싸 부엌의 한쪽을 포인트 벽지로 도배를 했다.
아! 화사하니 보기만 해도 좋다.
싫은 눈치면서도 그냥 내가 고르니 따라준 남편이 도배를 마친 후 말한다.
"딱! 당신 스타일이네"
바쁜 여름 행사가 다 끝나고 나면 "옷이나 하나 만들까"하는 생각이 든다.
스타일 북을 뒤적거리다 맘에 드는 옷을 정하고 패턴을 뜨는데 며칠. 천을 꺼내서 잘라 방바닥에 널부러트려 발딛을 곳 없이 해놓고도
재봉틀로 꽤매지도 못하는 것은 순전히 게으름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아침 저녁 찬바람이 불며 가을이 시작된다.
고르고 잘라놓은 천은 한여름의 디자인인데 말이다.
그쯤 되면 '이걸 만들어 말어?' 갈등도 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왜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정신상태로 가을에 여름옷 그것도 민소매 옷을 만들고 있는 나를 본다.
아~ 왜 그러고 사니.
올해도 늦더위를 기다려야만 하겠다.
검은 색 옷이라 사진으로는 디테일이 안보이지만 샤링과 절개가 많아 은근히 손이 많이 간 원피스다.
공단과 다이마루 두가지 원단이라 빛이 비춰지면 반사도 차이로 디자인이 보인다.
위에 걸치는 하얀 상의도 만들었다.
검은 꽃 코르사주는 옷핀으로 탈부착이 가능하므로 하얀 가디건 위에 달아 코디해 보았다.
근데 이거 이거 .
분명 스타일북에서 모델이 입은 것을 보았을때는 루즈하게 몸의 흐름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 멋져 보여서 정한 것인데
내가 입으면
딱
임산부 복 .
ㅎㅎㅎ
작은딸 앞치마도 만들어야하고 쪼꼬 샬롬이 가을 옷도 만들어야하고 내 블라우스도 만들어야하고 정장도 만들어야하고 남편 빤쭈도 만들어야하는데
이 속도로 만들면 10년은 걸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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