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8년차 부부,

잘 나가는 방송국 PD인 수희와 삼류 뮤지션인 명훈은

현실의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헤어지기로 결심,

단골 웨이터 앞에서 이혼 서약식을 한다.

 

수희가 떠난후,

웨이터는 혼자 남은 명훈에게 ‘영원한 망각’이라는 특별한서비스를 제안하고,

이후 명훈과 수희는 각자 지난 날의 추억들과 차례로 조우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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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로맨틱 코메디 장르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뮤지컬은 가격대가 비싸서 즐겨찾지 않는다. 우연히 평일에 예매하면 절반가격으로 볼수있다는 글을 발견하고 로맨틱 코메디인줄 예상하고 경성대 예노 소극장을 찾았다. 이야기의 기본구조는 영화 <이터널 션사인>과 비슷하다. 이별의 고통을 잊고 싶어서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는 이야기. 과거의 추억들과 현재의 인물들이 만나면서 묘한 웃음을 안겨준다. 추억들과 그때의 감정을 떠올리며 혹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남자는 여자에게 자신의 음성이 담긴 시디를 주고 기억이 사라지고 끝이 난다.

 

 

 

   나도 사랑의 이별후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모든기억을 잊고 싶은걸까? 한때는 정말 사랑하고 설레이고 좋았던 그(혹은 그녀)와의 기억을 모두 지운다는것은 그 시간동안의 경험을 아예 없었던것으로 한다는 말과 같다. 그남자는 왜 웨이터의 제안에 예라고 대답하며 꿈을 지울 생각을 했을까? 그 사람과의 관계가 정말 끔찍해서 그 후유증이 커서 지우다면 모를까 이별의 아픔이 너무 커서 그고통때문에 자신의 사랑의 경험을 지우겠다는건 너무 아까운 선택인거 같다. 사랑으로 인해 서로 싸우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면서 인간을 성숙케 하는것이 사랑인데, 그 사랑의 경험을 단지 아픔때문에 지워버리겠다는건 너무 한거 같다. 물론 개인차에 따라서 1~2년씩 그 후유증으로 너무 힘들어하는 사람은 사랑의 기억을 지우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영화 하나가 생각이 난다. 이별하는 모습부터 과거로 과거로 과거로 돌아가서 젤 처음 만났을때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을 맺었던 기억이 난다. 사랑의 감정은 오래가지 않고, 아이낳고 기르고 직장다니고 삶이 고단하다보면 서로 좋아서 사귈때의 설레었던 기억은 대부분 잊고 산다. 그런분들이 보면 좋은 선물과 작은 자극이 될 작품이지 않을까?

 

 

 

   뮤지컬속에는 노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다. 남녀 한쌍과 1인다역의 3명이 보여주는 연기는 많은 웃음을 안겨주었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게이바에서 연주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나오는 트렌스젠더는 우리에게 희화화 되어서 웃음을 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트렌스젠더에 대한 고정관념이랄까? 극속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트렌스젠더는 극과극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보여주면서 일반에게 혐오의 대상으로 비추어진다. 그 남자는 그여자에게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CD를 주고 그는 기억이 잊혀질것이다. 그러나, 그 CD를 듣는 여성은 힘들지 않을까? 여성의 의사는 묻지 않고 남자는 CD를 준다. CD를 줄 바에야 왜 자신의 기억을 지우려 하는걸까? 기왕 지울꺼 여성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게 도의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객석에 관중이 많아서 반응도 좋았고, 나도 많이 웃었음에도 돌아가는 길에 느껴지는건 허전함이다. 여자친구가 없어서 느끼는 허전함이 아니라, 스토리에 공명하지 못해서 느끼는 허전함 말이다. 아니면 로맨틱 코메디의 법칙대로 흘러갔는데, 내가 장르에 공명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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